작성자 이혜영
작성일14.08.29
조회수1310
평소에 전시회와 공연 관람을 좋아해서 우리나라 이곳 저곳에서 하는 공연을 많이 보러 다니는 편입니다.
제 76회 군산시립합창단 정기연주회가 박지훈 지휘자님의 데뷔무대로 치러진다는 포스터를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와 마을의 공연 게시판에서 보고 퇴근하고나서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퇴근하고 부랴부랴 예술의 전당으로 가니 이미 많은 시민들이 와서 자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자리가 2층만 남았다고 했으나 이것도 어디냐 감지덕지 생각하며 2층 자리로 갔더니 무대랑 멀긴 하였지만 음악은 소리로 듣는 것이니까 하며 위안을 삼았지요.
이어 세련되고 카리스마 넘치는 검정 드레스와 슈트를 말끔하게 입으신 합창단원들과 오늘의 주인공 박지훈 지휘자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반딧불 매스 연주 때는 진짜 반딧불이 반짝반짝 하는 것처럼 조명 기구를 가지고 오셔서 신비하고도 멋진 무대를 연출하셨습니다. 꼬마 아이들도 엄마 손을 잡고 많이들 왔는데 다들 신기해하고 즐거워하였습니다.
바이올린 독주에서는 익숙한 탱고 연주가 아름답고 풍부하게 펼쳐졌습니다.
코믹하고 위트있는 왕벌의 비행은 지휘자님이 손바닥을 마주쳐 벌을 잡는 것으로 산뜻하게 마무리되어 관객의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15분간의 인터미션이 이날처럼 더디게 가는 날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2부에서는 하얗고 하늘하늘한 드레스로 갖춰입은 여성 합창단이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감수성과 투명하나 그 안에 풍부하게 채워진 진한 영혼의 향기를 표현하기에 충분한 흑인 영가 연주가 펼쳐졌습니다.
군산에서 자라난 소년과 지방의 항구도시였던 군산이 더불어 힘차게 자라나 영광스런 재회를 하게 되었다는 취임영상도 잘 꾸며진 감동의 드라마였습니다.
그리고 겨울왕국 메들리~~~
레릿고 레릿고~! 이번 여름까지 우리가 줄기차게 들어서 조금은 식상하기도 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날 겨울왕국은 빠르고 경쾌한 비트에 씩씩하고 리드미컬하게 편곡되어 관객들은 소리로 환호하고 손바닥으로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쳐가며 무대와 하나되는 소통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앵콜에 앵콜 무대...
군산시립합창단의 연주는 언제나 뭉클하고 감동적이었지만 오늘은 특히 관객과 무대가 하나되고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가슴 속풍족히 기쁨이 차오르고 군산시민임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앵콜에 앵콜이 계속되어도 꼬마 아이들은 엄마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집에 빨리 가자고 조르는 모습이 아니라 2층에서도 목을 길게 빼고 무대를 향해 즐거움과 감동으로 상기된 채 박수와 환호를 그칠 줄 몰랐습니다.
곡을 선정하신 것이나 안무, 무대 기획과 연출 등에서 지휘자님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센스가 묻어났습니다. 또한 말씀도 위트있게 하시고 오늘의 영광을 합창단원과 결국엔 시민들에게 돌리시는 모습에서 따뜻한 마음과 배려심, 그리고 여유를 품고 계시는 분이어서 어느 것보다 조화가 중요한 합창단에 정말 잘 오시게 되었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시계를 보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9시 30분 가까이 되어서 공연이 끝난 듯 했습니다.
박지훈 지휘자님의 지휘로 젊고 활기찼던 연주가 아직도 생생하며 그 모든 노고와 열정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다만 다음 공연부터는 전석 매진이 될까봐 퇴근을 서둘러야할 것 같아서 염려가 됩니다.
다음 공연, 그 다음 공연에도 항상 군산 시립합창단의 열렬한 팬이 되겠습니다. 좋은 공연 감사드립니다.
군산시 지곡동에 사는 직장인 이혜영입니다.
메일주소는 sinpa7@naver.com
홈페이지에 후기를 쓰려고 벼르고 벼르다가 오늘에서야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꼭 선물을 기대하고 후기를 쓴 건 아니지만 후기도 쓰고 선물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다음에도 공연보고 또 후기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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