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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06.06.28

조회수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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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보육원에 가기 싫다는 아이를, 내 손을 꼭 잡고 같이 살고 싶다는 아이를 어떻게 보내..."

결혼도 하지 않고 무려 다섯 여자아이를 입양해 친자식 보다 더 정성껏 키운 김점순(72) 할머니.

인천에서 1남2녀의 막내로 태어난 김 할머니는 아직도 지난 1973년 군청 복지아동계장을 할 때부터 얻은 별명 '김 계장'으로 통한다. 당시만 해도 여성이 계장에 오른 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웠다.

김 할머니는 "당시에는 먹고 살기 힘드니까 우리집 앞에 아이를 많이 버리고 갔어요. 눈이 하얗게 온 어느 겨울날에는 누가 문을 두들겨서 나가보니 포대기에 아이가 담겨 있었습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첫째는 7살에 입양해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마흔이 넘어 아들 형제를 낳은 두 아이의 엄마라고 한다.

"이혼한 그 아이 부모가 형제들이 너무 많으니까 맡아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했어요. 그래서 맡아 기르기 시작한 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원래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 수녀가 되고 싶었다는 김 할머니는 결혼도 하지 않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들을 입양하면서 '하나님이 내게 주신 것'으로 여기며 몸소 신앙생활을 실천했다.

김 할머니는 보육원에서 둘째, 셋째 딸과 만났다.

"군청 복지아동계장으로 보육원 현장을 둘러보러 나갔는데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고아원에 맡겨진 둘째와 셋째를 차례로 만났어요. 아이들 까만 눈동자가 어찌나 눈에 밟히던지 그냥 돌아갈 수 없어서 데려다 키우게 됐지요"

넷째는 보육원이 아닌 이웃돕기 방문 과정에서 만났다고 한다.

"넷째 아이는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너무 연로해서 아이를 기르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몇 번 만났는데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저와 떨어지기 싫다는데 별 수 있습니까..."라며 웃음을 지었다.

김 할머니는 막내와 만나게 된 인연도 소개했다.

"막내는 엄마가 있긴 했는데 너무 가난했어요. 길거리에서 만났는데 1년은 씻지 못해서 꼴이 말이 아니었지요. 그때 든 생각이 넷도 기르는데 다섯은 못 기르랴 였지요"

지금은 시집가서 딸을 낳은 그 막내가 몸이 불편한 김 할머니의 집에 찾아와 집안 일을 거든다고 한다.

김 할머니는 이렇게 왕성한 사회활동을 통해 봉사를 몸으로 실천했지만 3년 전부터 신장이 좋지 않아 일주일에 3번씩 투석을 받고 있다.

김 할머니는 "그저 아이들 밥이나 먹였지 제대로 해준 것도 없다"면서 "자기들이 알아서 컸을 뿐 오히려 그 아이들 때문에 제가 열심히 살았다"고 주변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했다.

김 할머니는 오는 7월11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훌륭한 어머니'로 제21회 경기도여성상을 수상한다.

aayy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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