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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떨군 중년의 남성들이여
작성자***
작성일08.03.17
조회수1427
첨부파일
김상철 -기도하는 시-
고개 떨군 중년의 남성들이여, 좋은 봄철에 불안해 하지마세요.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두려운 마음 침뱃듯 뱉어버려요. 대부분 사람들은 굶주린 '숫 사자'처럼 앞만 향해 달리고 있건만, 당신들은 허둥대며 좌우로만 달리고 있군요. 달리겠다면 눈물일랑 보이지 않게 차라리 뒤를 향해 달려보세요.
추억의 나래를 펴 물장구치며 멱 감던 곳, 흙탕물 뒤집어쓰고 물고기 잡던 냇가, 양손에 고무신짝 들고 분단별로 마을 별로 축구하던 운동장, 또한 말다툼하며 말박기 하던 모정- 모두 다 달려가 보세요.
그래서 서로의 꿈을 나눴던 少시절의 죽마고우들도 만나보시고, 20대 때 로맨틱한 추억도 코가 찡하도록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온 천하의 산야가 떠나가도록 너털웃음도 웃어 보세요. 그러면서 과거에 실패 없이 늘 성공한 이가 있나도 생각해 보시고. 자기인생을 포기한 자가 재기한 이가 있나 생각해보세요. 또한 피나는 노력과 눈물 없이 재기한 이가 있나도 생각해보세요.
중년의 남성들이여, 먹이 본 사자처럼 앞만 향해 달리는 사자는 숨어서 자기를 노리는 사냥꾼을 알아차릴 수 없음을 아시는지요? 사람도 마찬가지 이지요 그런데, 사람에게는 질병, 사고, 시기질투, 모략, 사기, 아첨 등 보이지 않게 숨어서 늘 노리고 있는 사냥꾼들이 더 많답니다요.
그러니 앞만 향해 달리려 하지마세요, 자빠진 자는 감사하며 자빠진 김에 쉬어가세요. 아직 자빠지지 않은 자는 자빠뜨리려는 자에게 비굴하지 말고 오히려 여유로움을 갖고 햇빛이 되어 빛을 발하여 주세요. 고개 떨군 대한의 중년남성들이여, 꿈많던 옛시절 그리며 또다시 '선구자’ 노랠 힘차게 불러보세요. 2008년 3월 17일 *자의반 타의반으로, 아니면 강제로, 직장을 떠났거나 그럴 위기에 있는 전국의 중년의 남성들에게, 그리고 가정에서조차 눈치를 봐가며 살아야하는 중년의 가장들에게 한없는 위로와 안스러움을 드리면서............